2021년 3월 입사자의 장점은(?) 사회생활을 시작한 연차 카운팅이 쉽다는 점이다. 해가 바뀌는 년도 끝 두 자리가 내 입사 연차가 되므로 올해 벌써 4년차 직장인이 되었다. 물론 나이도 이제 한국식 나이가 아닌 만 나이로 세는데, 연차는 더 더욱 만을 기준으로 세는게 맞다며 2년 10개월이라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신입으로 분류될 수 없는 연차에 들어선 기분이 든다.
대학생으로 치면 3학년을 마치고 4학년 1학기 시작을 앞둔 시기로 가장 고민이 많은 시기인데, 1년 뒤, 3년 뒤, 5년 뒤 내 모습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인 것 같다. 사실 작년에 조금 이른 3년차 성장통을 겪으면서 오히려 지금은 work & life가 조금은 더 단단해져서 입사 4년차가 된 후 깨닫은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건강은 스스로 챙기기
나이가 조금 있으신 40~50대 분 들 뿐 아니라 30대 초반 분들도 항상 나를 보고 건강은 젊을 때 챙겨야한다는 말씀을 꾸준히 해주셨다. 평소 감기도 잘 안 걸리는 편이고 병원과 약국은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한 사람이었기에 사실 그 때는 이런 말씀들을 크게 게의치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회사생활 +1일이 될수록 오히려 건강한 식습관과 바른 자세, 기초 체력을 키위기 위한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1) 매일 아침 따뜻한 차 마시기
대학생 때는 공복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벤티를 먹어도 쏙 쓰림을 느끼지 못했었고, 얼마나 위에 안 좋은지 몰랐었는데
이제는 얼죽아여도 공복 아침에는 꼭 입을 행군 후 따뜻한 차 마시기를 습관으로 만드는 중이다. 아침 공복에 마시는 따뜻한 차 (따뜻한 물이라도!)는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소화기에도 좋다고 하는데 이러한 효능은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다 나오는 좋은 말이고 내가 직접 체감한 장점은 차분함이다. 위산 분비를 촉진하다 커피나 속근육의 긴장을 유발하는 찬물보다 천천히 마실 수 밖에 없다보니 차분함을 덤으로 얻게 되었다 :)
2) 당 관리하기
달달한 라떼와 디저트를 너무 좋아하던 사람이 한 순간에 이 모든 것을 먹지 않는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실과 어느정도 타협점을 찾았다. 액상 과당은 피하고, 혈당 스파이크 관리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디저트의 당을 먹더라도 시럽이 들어간 커피와 프라페 종류의 음료를 모두 끊어버렸더니 생각보다 3개월이면 금방 적응되서 별로 생각이 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혈당 스파이크가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음식을 먹을 때는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서대로 먹고 있는데 사소해보이는 변화지만 식습관을 조금씩 바꾸는 것이 혈당 관리에 꽤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매우 만족하는 중이다.
3) 아침 꼭 챙겨먹기
회사에서 아침 제공이 되지만 사실 처음에는 별로 끌리지 않기도 했었고, 11시 반이라는 비교적 빠른 점심시간이었기에 굳이 아침을 먹지 않아도 크게 배가 고프지 않았다. 하지만 아침을 조금씩 챙겨먹다보니 오전 업무에 집중이 더 잘되는 것 뿐 아니라 생각보다 저녁에 과식을 하지 않게 되는 긍정적인 순환이 생겼다. 보통 점심을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먹게 되다보니 무슨 음식을 먹든 자연스럽게 천천히 먹게 되고 밥은 절반 정도만 먹어도 충분히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식곤증도 없어지고 간식이 생각나는 빈도가 점점 줄어들어서 확실히 아침을 먹지 않았을 때보다 3끼 '식사'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게되었다.
2. 회사 분들과 무조건 거리두지 않기
내가 선택한 직무 특성상 이전에도 팀에 신입이 없었고, 이후에도 신입이 들어오지 않는 구조로 팀에서 친구같은 편안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애초에 갖지도 않았었다. 경력으로 입사하시는 분들의 80% 이상은 이전 직장에서 팀장으로 업무하셨다보니 사실 거리감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고, 기본적으로 나이차이도 15살 이상 차이나는 분들이셔서 2년차 정도까지는 항상 어느정도 거리감을 두고 생활했었다.
하지만 3년차 때부터는 일주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마냥 거리감을 두고 있는게 오히려 더 불행한 삶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회사 분들과 무조건 거리두지 않는 생활에 적응을 하기 시작했다. 어색하다는 이유로 가기 싫었던 책임님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도 '먼저 같이 저녁 먹고 싶어요~' 라고 말씀드려보고, 그 분들의 관심사에 진심보다 120% 정도 호응하다보니 닫혀있던 내 마음도 차츰 열리게 되었다.
지금은 회사생활의 소소하고 즐거운 일상부터 고민을 함께 털어 놓을 수 있는 친구같은 분들이 많이 생겼는데, 나이/연차와 상관없이 상호 존중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상황을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관계로 변화한 것이 얼마나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내가 그분들에게 도움 드릴 수 있는 정보나 경험은 극히 일부이지만, 인생 선배이신 그 분들에게 내가 배울 수 있는 정보나 경험은 최소 100배는 많은데 오히려 그분들이 느끼기에 불공평한(?) 관계라고 생각하니, 더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신 이후 노트북에 붙어있는 돌하르방 스티커보고 이쁘다는 말 한 마디를 했을 뿐인데, 몇 달 후 또 제주도를 다녀오신 후에 내 스티커를 사오셨다는 책임님 채팅에 감동을 왕창 받아버렸다. 드디어 실물을 받은 후에 바로 노트북에 붙여보았는데 역시나 너무 귀여워서 찰떡이었다.
마침 이날 스티커를 받아서 예시를 스티커에 비유해서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업무 관련 혜안 뿐 아니라 삶의 지혜를 압축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고, 어쩌면 내가 그 기회를 그동안 막고 있었던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3. 수첩에 기록하기
사실 대부분의 미팅도 노트북 들고 다니면서 진행하고, 특히 온라인 미팅하면 바로 wiki, one note, mac 기본 메모 등 다양한데 굳이 수첩을 사용해야할까? 라는 의문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만 3년의 기간동안 수첩에 기록하면서 직접 느낀점을 솔직하게 공유하면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1) 막내 포지션이 보통 미팅이나 팀 주간 회의 때 화면 공유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듀얼 모니터로 분리해서 화면공유를 하면 공유되는 화면과 내가 메모하는 화면을 왔다갔다하는 동안 약간의 딜레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빈틈을 보여주지 않는 것도 소소하지만 일잘러의 면모라고 생각한다.
2) 키보드로 작성하는 미팅 노트나 회의의 논의 내용들은 작성이 빠르고 쉬운만큼 잘못된 표현을 흔적없이 수정하는 것도 간편하다. 하지만, 수첩에 미팅 내용을 메모하는 경우 타이핑보다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다보니, 더 명확한 핵심을 놓치지 않고 들으려고 집중하게 되고, 잘못된 내용 수정이 번거롭고 지저분해지다보니 더 신중하게 메모를 작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지만 펜을 잡고 쓴 이 타이핑보다 기억력이 더 길게 남는 경향도 있었다.
3) 웃기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미지 메이킹'이다. 만 3년까지의 기간동안 업무로 내 능력을 어필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단기간에 많은 사람에게 한 번에 일잘러 이미지를 구축하고 신뢰감 있는 팀원으로 각인시키기에 이만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실제 내가 들었던 말은 '요즘 친구들 답지 않게 꼼꼼하네' 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사실 그 회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 날짜와 문장도 아닌 단어만 배열한 끄적임이었지만 다른 분들이 이야기하는 동안 타타다닥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보다 펜으로 끄적이는 것 만으로도 나와 직접적으로 일을 함께 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일을 잘할 것 같다'라는 이미지 메이킹이 된 것이다.
약간의 TMI를 추가하면 예전에는 튀는게 싫어서 가장 무난한 색상의 깔끔한 수첩을 사용했지만 4년차가 된 지금은 모든 물건으로 내 존재감을 뿜뿜 내뿝는 중이다. 실제 내 서랍에는 귀여운 스티커가 한 가득인데 퍽퍽하고 건조한 회사생활 속 나만의 소소한 행복을 만드는 팁은 귀여운 스티커를 눈에 보이는 물건에 붙이기인데 생각보다 효과가 꽤 좋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가 더 중요하다던데 하루에 잠깐씩이라도 정말 웃겨서이든 어이가 없어서이든 피식하고 웃는게 그 날 하루의 만족도에 꽤 영향을 많이 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4. 순대국밥과 식후 커피는 질릴 수 없는 존개
찬 바람이 부는 날이면 살짝 칼칼한 순대국밥이 땡기는 그 느낌을 알아버렸고... 이 느낌은 이제 지울 수 없게 된 것 같다.
습관처럼 아침에 커피를 내려마시던 안 좋은 습관은 버리고, 꼭 점심을 먹은 후에만 커피를 하루에 1잔만 마시는 습관에 익숙해지고 있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고온고압 추출방식보다 조금 번거러워도 드립커피를 내려마시는 것도 이제 익숙해져서 이 또한 회사 라이프에서 나만의 루틴으로 자리잡게 된 것 같다.
사소하지만 남들과 다 똑같은 패턴대신 기분전환을 위한 나만의 루틴을 추가하는 것이 회사 생활의 pause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 아침에 캘린더 확인하면서 전날 메일 확인하면서 daily scrum 작성하기 / 점심 이후에 드립커피 내려 마시기 / 3시 전후로는 모션데스크 서서 일하기 / 퇴근 30분 전에는 오늘 한 업무를 되돌아보면서 다음날 To do list 정리하기 등..! 여러분들도 각자의 루틴을 추가하고 익숙해진다면, 일을 위한 출근과 퇴근이 아닌 그 속에서도 내 취향을 남기며 매일을 특별한 하루도 기억할 수 있게 된답니다!
5. 퇴근 후 시간은 미래를 위한 시간
내가 나만 잘 챙기면 되는 1인 가구임에도 퇴근 후에 에너지를 사용해야하는 모든 일은 하기 싫어지기 마련이다. 매일 방 청소를 하고, 배달음식 대신 간단하게라도 직접 해먹고, 설거지는 바로바로 하고, 빨래 돌려야 하는 날에는 옷 색깔 구분해서 빨래도 돌리면 책상 대신 침대에 누워버리고 싶은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 당연한 관성을 벗어나야지만 흘러가다 마주하는 미래가 아니라 내가 꿈꾸는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퇴근 후 저녁 시간에 input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하는 편이다.
운동을 다녀오거나, 딱 1장이라도 책을 읽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기를 쓰며 생각을 정리하고, 스픽앱을 켜서 따라 읽어보기, 너무 힘든 날은 정치/경제/사회 팟캐스트를 틀고 그냥 듣기만 하더라도 새로운 input을 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미라클 모닝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지만, 몇 십번의 노력에도 나는 미라클 모닝 자체에 스트레스 받고 꾸준히 하지 못하는 편이었어서 효과는 덜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행동한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퇴근 후 밤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게 되었다.
매일 작성하는 데일리 기록, 일기니까 짧게 쓰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거의 5,000자를 작성하다보니 꽤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일기 챌린지는 꾸준히 해보려고 하니 우연히라도 이 글을 마주쳤다면 좋아요와 댓글로 응원해주세요 ✌️
'몰입과 꾸준함'을 발판으로 성장을 이루기 위해
평범했던 하루 속 생각을 정리하고
인사이트를 찾는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
매일 매일 새로운 질문을 통해
그 날의 사진과 함께 생각을 정리한 일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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