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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유현준/을유문화사) |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 공간과 도시의 건축에 대한 고민

shine.may 2021. 10. 6. 09:40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 책을 선택한 배경

 사실 이 책은 2015년에 발간된 무려 6년 전 책이었는데, 알쓸신잡이 핫할 때는 오히려 건축 분야에 관심이 없다가 요즘 건축/도시에 관심을 갖게되서 입문서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다. 갑자기 왜 '건축' (집, 아파트의 개념이 아니라, 건축이 만들어 내는 공간과 도시에서의 조화 관점에서의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생각보다 답은 심플했다. 바로 'COVID-19'...!

 대학생 때는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집에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시험기간은 시험 공부한다고 학교 도서관, 스터디 카페 또는 콘센트가 많은 카페를 가고, 시험기간이 아닐 때는 흔히 말하는 핫플을 간다고 '집'이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에 불과하였다. 공부를 하는 공간과 취미 활동을 하는 공간, 휴식을 취하는 공간 그리고 친구를 만나는 장소도 매번 다른 장소/공간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시작되고 사적모임 제한 등 상황이 심해지면서 24시간 중 정말 24시간 전체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 공간과 도시의 건축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MBTI N은 정말 이상한 포인트에서 망상을 시작하는 듯...) 특히, 재택근무가 장기화 되면서, 일하는 Public한 공간과 기존 나의 Private한 공간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혼란스러움과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기도 했다. 어떻게든 이 두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일은 내방에서 쉼은 거실과 동생방을 왔다갔다하면서 나름의 기준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연처럼 동생방에 꽂혀있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책을 읽게 되었다 :)

 

👀 끄적끄적

📚 이벤트 밀도
 이벤트 밀도가 높은 거리는 우연성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 낸다. 즉, 변화와 다양성이 많은 거리는 사람들이 걸으면서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되고, 이러한 거리는 무의식적으로도 더 걷고 싶은 거리가 된다. 이 책에서는 걷고 싶지 않은 거리로 소호 사무실 및 많은 회사가 모여있는 테헤란로를 소개했다. 하루, 일주일 시간뿐 아니라 심지어 계절이 변화해도 거리에 노출된 회사의 모습은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걷는 것 자체에 흥미를 느낄 수 없는 거리가 된 것 같다.

 지금은 조금 그런 경향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되면 연인, 친구, 가족들이 함께 거리로 모여 나오는 이유 역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건물과 도로 곳곳에 거대한 트리와 반짝이는 전구가 가득해진다. 평소 익숙했던 공간에 새로운 이벤트가 생기고, 그 밀도가 빽빽해지면서 사람들이 걷고 싶은 거리로 변신했기 때문에 연말에 크리스마스로 많이 몰려 나오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석가탄신일이 기온이 비교적 온화한 5월이지만 크리스마스처럼 거리에 사람이 가득차지 않은 이유는 거리의 이벤트 밀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공간의 속도
 공간을 움직이는 개체가 공간에 쏟아붓는 운동에너지를 '공간의 속도'로 명명했다. '이벤트 밀도'와 함께 '공간의 속도'가 낮을 수록 사람들이 더 걷고 싶은 거리가 된다. 음식점이나 카페의 테라스에 있는 데크는 공간의 속도를 효과적으로 낮추는 역할을 한다. 멈춘 공간도 아니면서, 사람의 만들어내는 속도는 굉장히 느리기 때문에 내가 걷는 거리와 이질감이 거의 없다. 반면, 광화문 광장이 광장임에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걷기 좋은 거리가 아닌 이유는 양옆의 다차선 뿐 아니라, 대형 건축물만 있고 주변에 바라볼 것이 없어서 이벤트 밀도가 낮기 때문에 가운데만 보게된다. 이러한 중앙 집중식 공간은 안정감을 줄 수 없기 때문에 거리로서 바람직하지 않다.

 

📚 머리 위 하늘을 빼앗긴 도시

 스마트 폰과 함께 실내에서도 실외에서도 고개를 숙이는 행위는 익숙하지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는 행위는 의식적으로 거의 하지 않는다. 주택에서 아파트로 변화하면서 골목은 사라지고, 그나마 아파트에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발코니는 더 넓은 집을 원하는 현대인의 욕심에 자연을 마주하는 공간이 아닌 집의 일부로 포함되고 있다. 재택 근무를 하면서 감정기복이 심해진 이유 중 하나도 사무실 출근을 할 때는 통창으로 된 건물 벽을 보거나(자리 뿐 아니라 휴게실로 가면 더 편하게 그 공간을 바라볼 수 있다) 점심 먹고 산책하면서 매일매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과 기온을 피부로 직접 느꼈다. 하지만, 일도 점심도 집의 방 안에서만 하다보면 하늘을 볼 일이 거의 없다보니 (물론... 펜트하우스 or 통유리 외벽으로 된 집에 살지 않는 이상 ㅎ) 답답함에 부정적인 감정이 늘어나서 인 것 같다.

하늘을 빼앗긴 도시


📚 스카이라인

 '스카이라인'이란 그 나라의 기술, 경제, 사회가 만들어 낸 선을 의미한다. 서울은 인구 밀집이 전세계 다른 수도와 비교해도 인구밀집이 높으면서도 산과 한강이 함께 있는 도시이다. 서울의 스카이라인은 도성 주변으로 둘러싸고 있는 산에 의해서 산과 하늘이 만나는 자연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층 건물만 빼곡한 다른 도시와는 차별화된 장점을 갖고 있다. 이 후, 높은 곳을 가거나 하물며 루프탑 카페를 가도 의식적으로 스카이라인을 그려보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스카이라인

 

📚 세계 최초 도심 공원 '런던 하이드 파크'

 얼마전 서울숲에 다녀왔다. 주변에 높은 아파트가 둘러쌓여있었지만 그 안의 서울숲에는 많은 사람들이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고, 돗자리에 누워서 영화를 보거나, 피크닉을 하는 등 각자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이러한 세계 최초 도심 공원은 '런던 하이드 파크'이다.

 앞으로는 해외 여행을 가게 된다면, 각 도시를 대표하는 공원에서 시간을 즐겨보고 싶다. 런던의 하이드파크 외에도 파리의 룩셈부르크 공원 베를린의 티어가르텐, 뉴욕의 센트럴파크 등 고층빌딩 숲과 대비되는 숲이 펼쳐지는 도심 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누워있는 상상을 하며...🌞

런던 하이드 파크

 

물질이 합쳐져서 나타나는 건축'물'이 궁극적인 목표여서는 안 된다. 그 이후에 만들어져야하는 아름다운 인간의 삶이 우리 건축가가 궁극적으로 바라보고 목표로 삼아야하는 지향점

 

👀 목차

제1장 왜 어떤 거리는 걷고 싶은가
제2장 현대 도시들은 왜 아름답지 않은가
제3장 펜트하우스가 비싼 이유
제4장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뉴욕 이야기
제5장 강남은 어떻게 살아왔는가 : 사람이 만든 도시, 도시가 만든 사람
제6장 강북의 도로는 왜 구불구불한가 : 포도주 같은 건축
제7장 교회는 왜 들어가기 어려운가
제8장 우리는 왜 공원이 부족하다고 말할까
제9장 열린 공간과 그 적들 : 사무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10장 죽은 아파트의 사회
제11장 왜 사람들은 라스베이거스의 네온사인을 좋아하는가
제12장 뜨는 거리의 법칙
제13장 제품 디자인 vs 건축 디자인
제14장 동과 서 : 서로 다른 생각의 기원
제15장 건축이 자연을 대하는 방식